딸 바보아빠
자식들이 커면 당연히 독립하여 언젠간 둥지를 떠나야 한다는 것 알고 있지만,
어느날 갑자기 우리에게도 찾아왔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학년이 시작되자 둘째인 딸이 공부하던 전공을 바꿔 다른 대학으로 가며 집을 떠났다.
음악(Flute)을 공부할때는 집 근처 주립대를 다녀 지금까지 살아온 그대로 함께
해서 아이들이 커가는 세월의 변화를 못 느꼈는데,
이젠 부모곁을 떠나 혼자 살아간다.
늘 함께하며 한번도 가족을 떠난 적없었는데 너무 너무 서운하고 허전하다.
그리고 불안하다.
아무 연고지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아가는 것과 6시간의 먼거리를 운전하여 집을 오고가야하는 것. 버스나 기차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
매일 전화하여 서운함을 달래며,
가끔 주말에 그리고 방학이면 찾아올때를 기다리는
어느순간 딸 바보아빠가 되었다.
2014. 학년말 전공 발표회.
매년 이런 모습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
나름 많은 고심끝에 미래를 위한 다른 공부를 선택하여 집을 떠난다.
어느새 훌쩍 커버려 둥지를 떠나는 ...
먼길 운전, 뒤를 따르며 조마조마 하다.
이젠 혼자 다녀야 하는데, 항상 안전하기를 ...
혼자 살아가야 하는 새 둥지.
남들과 같이 살아가야하는 익숙함도 배워야 하고 ...
부모의 간섭으로 부터 독립. 기쁠여나 ?
그러나 부모는 내내 불안 ...
짐을 정리하고 인근 호텔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새벽 산속 정경이 신선하다.
헤어짐의 서운함.
이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
돌아오는 길.
허전하고 서운하지만, 희망을 기원한다.
부모의 서운함을 아들이 챙겨준다.
이 녀석도 언젠간 떠나겠지 ...
나이 듬의 또 하나. 이별.
처음엔 내가 부모님 곁을 떠나더니 어느새 부모님과 영원한 이별을 하고,
이젠 자식들의 떠나감을 본다.
먼 옛날 내가 부모님 곁을 떠날때 당신들은 얼마나 서운했을까?
이제야 그마음 아니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