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직장일이 모두 끝났다.
후임자가 오고 업무를 인계하고나니 더 이상 내가 있을 곳이 없다. 근 30여년간 한 직장에서 일을하면서 물론 많은 전근이 있었지만, 이제는 이동이 아닌 멈춤이며 마침이다. 기분이 묘하다. 더이상 할일이 없다니......
선후배들간의 모임에 참석했다. 오랜 시간 기쁜 일 슬픈일 마음 아픈일들을 함께하였기에 이제는 모두가 반가운 얼굴이다. 한때는 깊은 속앓이로 마음을 닫은적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홀가분하다. 덕분으로 모두를 포옹할 수 있었고 술이 더욱 맛있다. 함께하여 행복하였노라고 헤어짐 인사를 했다.
다시 출발을 위한 준비를 한다. 매일 태양이 떠오르듯이 내 삶도 다시 시작될 것이다. 어린 청년이 먼 옛날 무한한 희망과 가슴 가득 포부를 안고 길을 떠났듯이 비록 나이는 아니지만 청년의 마음으로 미지를 항해해간다. 마침은 또하나의 시작이다.